민경아 작, 바벨 범내려온다, 45x60cm, 리노컷 2025


온페이퍼 국제판화전에서 대상을 받은 후 꾸준히 활동해 온 민경아 작가의 서른 번 째 전시가 열린다. 오는 30일부터 11월 30일까지 한 달 간 ‘틈(Interstice)’을 주제로 열리는 이 전시는 대학에서 미술경영학을 공부한 김성혜 ART 602 대표가 서울 청담동에 갤러리를 마련한 후 선보이는 첫 전시라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갤러기 측은 “첫 전시 틈(Interstice)을 통해 동시대 한국 작가가 구현하는 정체성과 시대성을 탐구하고자 한다”라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이에 따르면 민 작가의 작업은 현실과 초현실, 동양과 서양, 사실과 허구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전개 급여압류제도 되며 그 사이의 틈은 단순한 공백이 아니라 새로운 해석을 가능케 하는 사유의 장으로 기능한다.
동시대 미술에서 이미지의 본질이 맥락과 관계망 속에서 새롭게 생성되는데, 민 작가의 작업은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옛것과 새것, 동양과 서양의 이미지를 재배열하거나 이질적인 도상을 충돌시킴으로써 원래의 의미를 흔들고, 관람자로 하여금 새로운 긴말필요 해석의 가능성을 탐색하게 한다. 차용과 패러디라는 현대적 표현 방식을 사용하면서도, 그의 작품은 정체성과 관계, 존재론적 사유와 같은 묵직한 주제를 다룬다.
전시 서문을 쓴 김 대표는 “이 전시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책거리 양식의 현대적 차용이다”라고 했다. 책거리는 조선시대 왕에서 서민에 이르기까지 유행했던 정물화 형식이다. 민 작가는 무료개인회생 상담 이를 해학적이면서도 입체적인 방식으로 재구성하여, 예술의 본질이 결코 평면적일 수 없음을 강조한다. 책거리 속에 마련된 틈과 공백은 본질에 도달하기 위해 반드시 비워야 하는 공간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호랑이와 여우는 민화와 전래동화의 맥락을 이어받아 한국적 정체성을 환기한다. 피노키오의 코는 인간 존재의 불완전성과 유한성 신축빌라분양 을 드러낸다. 다양한 오브제의 조합은 우연과 계획 사이의 긴장을 드러내며, 관람자로 하여금 진실과 거짓, 솔직과 위선의 문제를 성찰하게 한다.
민 작가의 작업은 평면에 머무르지 않고 설치 작업으로 확장된다. ‘아티스트북(artistbook)’ 연작은 종이와 판화의 물질성을 바탕으로 이미지와 텍스트, 구조와 의미를 결합한다. 이 작품들은 알 시티은행 전세자금대출 랭 바디우(Alain Badiou) 철학에서 언급되는 ‘공백(void)’의 개념을 집합론적 시각으로 풀어내며, 이미지가 해체되고 다시 결합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의미의 장을 생성한다. 나아가 성서적·신화적 서사를 전유하면서도, 그것을 자기 성찰과 동시대적 맥락으로 재배치하여 관람자가 본질과 정체성의 문제를 되돌아보게 한다.
김 대표는 “민경아에게 예술의 본질은 단일한 규범이 아니라, 관람자를 끝내 사유하게 만드는 틈 그 자체이다”라고 적시했다. ‘틈(Interstice)’은 바로 그 지점에서 동시대 한국미술이 전통과 현대,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 속에서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간다.
한편 K옥션 스페셜리스트를 지낸 김 대표는 미국 코넬대 서양화 학사, 영국 맨체스터대 미술 경영 석사를 거쳐서 서울대서 미술경영 박사를 했다. 민 작가는 “빼어난 실력을 갖춘 젊은 갤러리스트가 좋은 위치에 마련한 갤러리에서 서른 번째 전시를 하게 돼 기쁘다”라고 했다.
민 작가는 고려대를 졸업한 후 미국 보스턴에서 판화를 전공하고 석사 과정을 마쳤다. 유학시절 뉴잉글랜드 대학 공모전에서 대상(The 1st Robert Brooks Memorial Scholarship Award)을 수상하였다. 귀국 후에 홍익대에서 미술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홍익대 판화과 겸임교수를 지냈다. 2018년에는 스페인에서 주최하는 온페이퍼 국제판화전에서 대상(Winner of ON PAPER International Printmaking Award)을 수상했다. 피노키오에 자신의 철학을 담아온 작품세계를 인정받은 민 작가는 국내외 전시에 지속적으로 초대를 받아왔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시립미술관, 하슬라아트월드미술관 등 국내 뿐 만 아니라 미국, 독일, 스페인, 루마니아, 러시아, 이탈리아, 프랑스 등 해외 주요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김지은 기자